절에 살던 어떤 친구에 대한 기억 etc.!


 몇년 전 내 고향 동두천에도 전철이 들어 온 이후, 집에 갈 때는 항상 전철로 가게 된다. 역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엄마마마 아바마마 계시는 아파트가 나오니 (나와산지 5년째... 이제 내 집이라 하긴 좀 어색) 참 편하지. 때문에 이제 예전에 중고등학교, 대학교 1-2학년을 다닐때 타고 다니던 버스의 노선은 지나본지가 몇년 된 듯. 이번 설에 집에 갔다가 고모부 환갑을 맞아 친척들끼리 외식을 하러 갔다. 멀리 떨어지진 않은 곳이었는데, 위에 쓴 버스 노선을 따라 오는 길에서 옆으로 빠져 좀 들어가는 위치였다. 맛있게 밥을 먹고 예의 노선대로 달려 집으로 가는 길, '아, 여기쯤에 절에 올라가는 입구가 있었는데' 라며 문득 떠오른 일이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 몇 학년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반에는 절에 살던 친구가 있었다.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도 말하자면 고아였던 것 같고 절에서 스님이 키워주시는. (자세한 사정을 모르지만 스님 대단하신 분이시구나.) 생각나는 것은 눈이 컸던 것 같고, 입도 좀 컸던 것 같고, 이름 세 글자. 입고 다니는 옷이 낡고 더러웠는지, 잘 씻지 않아 냄새가 났는지, 준비물을 잘 챙겨오지 못했는지, 혹은 성격이 이상했는지 그다지 뚜렷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실은 아마, 그런 처지에 있는 친구들은 더 많이 있었을거다. 그저 강하게 기억남은 것은 '부모가 없다' 는 것. 어린 나이에, 굉장히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 생각되었던 것 같고, 아이들 특유의 잔인함과 우월감에서였을까? 난 그 아이랑은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아니 친하지 않은게 아니라 가까이 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라 해야 맞겠지. 다른 친구들은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다른 유사한 사례들을 볼 때 몇몇을 제외하고는, 아마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약수터에 물을 뜨러 갔다. 아버지가 당시에 하고 계시다는 공사 현장이라며 어느 절에 데려가셨는데, 물을 뜨고 있자니 스님이 오셔서 허허 웃으며 아버지랑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가셨는지 함께 계셨는지 모르겠지만, 아, 함께 계셨던 것 같다. 아버지도 절에 사는 그 아이가 우리 반인걸 알고 말씀하셨던 것 같고. 어쨌든 그 절에서 그 아이를 만났다. 확실치 않은 기억엔 말 안하고 조용히 있다가 아버지가 나에게 인사하라고 하자 오히려 그 아이가 먼저 말을 건넸던가. 아니면 스님 뒤에 숨어있다가 인사를 했던가. 어쨌든 나는 먼저 말을 걸지 않았고, 또한 인사를 제대로 받지도 않았다. 안녕 하는 두 글자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얼버무리고 그야말로 '너랑 말하기 싫어.' 하는 느낌을 숨기지 않았다. 당연히, 집에 오는 길에 아버지께 혼이 났다. 하지만 난 별로 잘못했다고 느끼지도 않았던 것 같고, 당연히 뉘우치지도 않았던 듯 하다.
 그 날 그 순간에 그 아이가 느꼈을 당황스러움과 어떤 비참함은 얼마나 컸을까. 생각 해 보면 그 날 뿐만이 아니라 또한 나 뿐만이 아니라 많은 순간 많은 사람들이 그런 시선으로 그 어린 아이를 보고있던게 아닌가. 이제 와 무엇을 어떻게 해도 결코 갚을 수가 없겠지.

 조금이나마 후원금을 내고 있는 고아원에서 때가 되면 날아오는 소식지 같은 것에 실린 아이들의 웃는 사진을 볼 때 마다, 그리고 회사에서 몇 차례 갔었던 영아원 봉사활동에서 서로 안아달라며 우는 아기들을 볼 때 마다 그 아이가 생각났다. 한 때 유행했던 '다모임' 게시판에 쓴 글 - 너희들이 예전에 알던 그런 누구 가 아니라고 어디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으니 오면 반갑게 맞아줄테니 연락하라고 하던 - 이 생각난다. 잘 살고 있을까. 동갑이니 29세 일텐데, 부족한 것 없는 삶을 살고있길 문득 생각난 김에 바래봐야겠다.


덧글

  • qdze 2011/02/07 05:43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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